Interview
인터뷰
대부분의 젊은 디자이너들이 선생님처럼 훌륭한 디자이너가 되고 싶어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렇게 되기란 너무 어렵습니다. 젊은 디자이너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조언을 부탁 드립니다.
일반적으로 디자이너 스스로도 나는 전문직, 전문가라고 인식하는 경우가 있는데 디자이너는 스페셜리스트가 아니라 제너럴리스트가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. 저는 지금 패키지 디자인, 광고, 전시, 섬유의 형태, 무인양품의 7000품목을 관장하는 일 등을 하는데, 마치 수많은 공을 가지고 저글링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요. 그러나 이렇게 많은 일을 하면서 오히려 사회를 바라보는 눈이 생긴다거나 제너럴리스트가 돼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. 저도 30대 초반에는 해보고 싶은 것이 많은데도 한쪽에 편중된 일을 했습니다. 그렇지만 그것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항상 생각하다 보면 모든 것이 통하게 돼 있기 때문에 지금은 조금 헛발질을 한다고 생각할지라도 그 본질을 파악하는 일에 집중하면 영역이 넓어질 것입니다. 그러기 위해서는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해나가는 게 중요합니다. 계속해 나갈 수 있는 것도 재능입니다. 그것을 뒷받침할 수 있는 체력도 필요합니다. 포기하지 않고 계속한다면 언젠가는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습니다. 제가 지켜본 바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포기해 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. 목표는 아무리 높게 잡아도 괜찮습니다. 포기하지만 않으면 언젠가는 도달할 수 있으니까요. 중도에 힘들다고 다들 그만둬서 그렇지…. 그런 의미에서 저도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하고자 합니다. 저는 인생의 지력(智力), 체력의 정점을 65세 정도로 설정해 놓고 있어요. 살도 쪘지만 앞으로 몸 관리를 좀 더 잘하면 지금보다 나아질 거라 믿어요. 그리고 건망증이 아주 심한데 그것도 뭐 하나의 장점이라 생각하면 ‘망각력(忘却力)’이라든지 ‘달관력(達觀力)’이라든지 하는 것들이 생길지도 모르겠네요. 아무튼 65세까지는 더 성장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.
[출처] 월간디자인